운동화 수선은 구둣방에서

운동화를 사서 신어보면
발등을 덮고 있는 천은 멀쩡한데 바닥은 해어져서 물이 새기까지 하는 운동화가 있고
밑창  고무는 대를 물러 신어도 될 만큼 튼튼한데
고무와 이어지는 발등 천 부분은 너덜너덜 해지도 했죠.
하지만 많은 운동화가 제 생명이 다하도록 신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멀쩡한 운동화가 떨어져서 AS에 보낸 적이 세 번 정도 기억되는데
한번은 같은 운동화를 두 번이나 보냈습니다.
전문 AS에 보내도 그다지 만족할 만 수선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몇 달 신지 않은 운동화가 천부분과  맞닿는고무가 벌어져서 보냈는데
수선하면서 묻은 본드가 그대로 여기저기 남아있더군요.

지금까지 운동화를 신은 횟수에 고장 난 운동화 수를 비교한다면
아주 미미할 겁니다만,
그럴만한 브랜드의 운동화를 산 뒤
몇 달 후에 터무니없이 수선이 필요하다면
운동화도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뽑기 운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번 말썽 생긴 운동화를 AS에 맡겼을 때는
착용감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디를 수선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새제품을 기대했었는데
집에서 본드 바른 것과 다를 바가 없더군요.

 

 


이번에도 왼쪽 앞 고무가 떨어졌습니다.
발등들 덮는 천과 분리가 되었다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고무가 떨어지면서 발밑 부분까지 찢어졌는데
2년 가까이 신은 운동화 버릴까도 생각했다가 수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방향 전환을 했죠.
적당하게 수선을 한다면 몇 년은 더 신을 수도 있겠습니다.

덧붙인다면 계단을 오를 때는 발끝에 힘을 주고 오릅니다.
그래서 평소의 걷는 습관으로는 신발 앞부분이 부딪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운동화는 앞부분이 벌어져 버렸네요.


수선비를 주더라도 AS에는 보내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러다 생각난 것이 구둣방이었습니다.

척 보더니 이전에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수리한 적이 있는 것을 아시네요.
그때 사용한 본드를 긁어내면서 신발에 맞는 본드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본드를 칠하고
다음에도 앞부분의 고무가 떨어져 나갈 것을 대비해서
바느질을 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양쪽 다 성의껏 기워주시네요.

원래는 없던 바느질이지만
이제는 디자인 유지보다는 운동화 그 기능에만 충실하면 되니까요.
수선비는 5천 원 들었습니다.
운동화도 뽑기 운이 필요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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