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같이 늙어가는 동반자, 관리하기 나름이에요

병은 알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평소 불편해도 그렇거니 하고 지냈던 것들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간단하게 해결될걸 괜히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병원에 가서 치료받기보다는 어디에 가면 용한 약초로 치료해 주는 곳이 있더라, 어디에 가면~~,

주변 사람들이 가까운 병원에 가보라고 해도 그 말은 듣지 않고

엉뚱한 말만 듣고 찾아다니는 분이 있죠.

자신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찾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병원에 갔다가 심하다는 진단을 받을까 겁이 났을까요.


어디가 이상하다는 증상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한다는 건, 상당히 친하지 않으면 어렵겠죠.

매주 얼굴만 보고 간단한 인사를 하는 정도인데, 당뇨 때문에 몇 주 못 나왔다고 하시는 분이 계세요.

아직은 감추고 싶고 남에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병이라,

당뇨 이야기를 나눌 정도의 친분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살짝 놀랬습니다.



당뇨를 처음 발견한 분들의 이야기는 비슷합니다.

당뇨에 걸리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표정으로 앞일을 예상 합니다.

당뇨는 당뇨 그 자체보다는 합병증에 관한 이야기가 무서워 지레 겁을 먹게 되죠.



이런 분들의 이야기는 비슷비슷하게 진행을 합니다.

치료과정, 당 수치 등의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당화혈색소라는 처음 들었봤음직한 단어도 사용하게 되죠.

식후, 공복혈당 이야기도 나누게 됩니다.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딱 하나입니다.

"약 먹으면 되니까 담당의 하자는 대로 맡겨놓으면 됩니다. 걱정 마세요."

안심시켜주는 것 한가지죠.

그러면서 제 이야기를 살짝 곁들였죠.

제가 당뇨로 약을 먹고 있다고 하니 그제야 얼굴에 웃음기가 돌고 목소리도 밝아졌네요.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서 있는 사람도 당뇨인 이구나 하고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당뇨를 알게 된 것이 벌써 15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윗분처럼 그런 심정이었죠.

매달 병원을 방문하면서 지금은 지병으로 갖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당뇨를 지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절제하고, 담배를 끊고 술도 끊고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술은 한 잔씩하고 있습니다.


당뇨에는 어떤 것을 먹어야 한다, 먹지 말라고 정해져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먹고 싶은 것 먹고, 마시고 싶은 것 마시고 있습니다.

칼로리를 맞추라고 하는데 그게 쉽나요.

어떤 반찬이 몇 칼로리로 또 어떤 건 몇 칼로리, 고기는 몇 토막, 또 어떤 건 몇 점까지..

그걸 외우며 어떻게 먹나요!



지금은 힘쓸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식사량이 엄청나게 줄었습니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배부를 만큼 고기를 먹고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십니다.

그러나, 평일 오전은 배가 고픈 상태로 일부러 저혈당을 즐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뇨약이 좋아져서 저혈당 증세가 많이 없습니다만 적게 먹으면 저혈당은 오게 되어 있습니다.


정상인은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식사 뒤에는 달달한 커피를 마시고 혈당을 재더라도

200을 넘지 않습니다.

몸에서 조절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뇨인은 다방 커피 한잔이면 200을 우습게 넘겨버립니다.



식사 후에는 혈당이 뛰었다가 서서히 내려오기 때문에 혈당을 종일 일정하게 맞출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평균 혈당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적게 먹는 시간대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오전으로 선택했습니다.

얼마를 먹어야 할지 모르는 분은 그냥 절반만 드세요.

저혈당과 배고픔을 알아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자신의 지병에 대해서는 의사보다 더 잘 알아야 한다는 게 지론입니다.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다르게 여행을 간다거나 등산을 하러 가는데

평소처럼 아침에 당뇨약을 먹으면 난리 납니다.

몇 발을 내딛지 못해서 저혈당 증세에 당하게 될 겁니다.


이런 날은 의사가 약을 먹으라고 해도 먹으면 안 되죠.

오후에 먹든지 자기 전에 먹어야 합니다.

당뇨약은 자기 전에는 먹지 말라고 합니다.

자면서 저혈당 증세로 다음 날 눈을 뜨지 못할까 걱정해서 그런데 아무 탈 없더군요.


구분정상수치조절목표
공복혈당 70~100 mg/dL 80~130 mg/dL
식후2시간 혈당 90~140 mg/dL <180 mg/dL
당화혈색소 5.7% 미만 6.5% 미만


혹시 이 글을 읽고 저처럼 따라 하시지 마시고 자신의 몸에 맞는 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전 지난번 검사에서 당화혈색소 6.2가 나왔습니다.

혈당이 높으신 분은 높은 대로 자신만의 관리 방법을 찾으시고

매달 담당의를 찾아 상의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의라고 해봐야 이상이 없을 땐 고개 꾸벅하고 나오는 것 말고 할 게 없습니다.


이렇게 생활하시면 당뇨는 그냥 같이 늙어가는 동반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고 싶어요.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