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 박치, 당신은 아닌가요?

오디션 프로가 시작된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예전 K1이 한창 인기를 얻었었다가 지금은 시들해진 프로지만

슈퍼스타K 계기로 우후죽순처럼 탄생했다 사라져간 오디션 프로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트로트와 뮤지컬 쪽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노래만이 아닌 퍼포먼스를 곁들여 시청자를 잡으면서 인기를 올리고 있는데요,

한꺼번에 너무 많은 트로트 오디션이 나오면서 서로 베끼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트로트 오디션의 인기는 유지되겠지만

채널을 돌리면 트로트에 끼를 발산하는 똑같은 장면으로는

곧 재미를 잃어버릴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일반인도 노래 평가에 대한 학습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배구를 못하더라도  축구를 못하더라도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듯이

노래를 못 불러도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게 되는 거죠.

전문 평가단의 평가를 납득할 때도 있고 점수가 잘못 나왔다고

짜고 치는 고스톱 소리까지 할 수 있는 실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음정이 잘못되는지 노래가 재미없다든지 목소리가 예쁘다든지 하는 것은 알 수가 있는데

심사평에서 '박자를 따라가기 바쁘다.' '박자를 놓쳤다.' 하는 이야기에는 전혀 공감되지 않습니다.

한 박자 늦었는지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수들이 흐르는  음악에 박자를 맞춘다고 발을 까닥거리고 마이크를 잡은 손으로 박자를 맞추는데

그 박자가 자신이 부르는 박자와 어떻게 맞추는지

정말 신기합니다.



가사를 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없어

고함지르더라도 노래를 부르더라도 노래방에는 가야 하는데

언제 시작할지 노래방 기계가 알려주지 않으면 노래도 할 수 없습니다.

노래가 진행되는 만큼 가사의 색깔이 변하면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죠.

그런데 시작을 모르는 건 나만 그런 것은 아니더라는 얘깁니다.

다들 모니터에 눈을 붙이고 혹시나 놓치지나 않을까 뚫어지라 쳐다보고 노래를 합니다.


가수가 자신의 곡을 내기 전에 몇 백번 이상 부를 테니

꿈속에서도 박자를 틀릴 일은 없는데

다른 사람 노래를 부를 때는 반주만 듣고 어떻게 박자를 맞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노래가 몇 분의 몇 박자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노래방에서 자신 있게 부르는 노래는 몇 곡 있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박자를 알아서 손가락으로 박자를 맞춰서 아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노래는 시작하기 전에 음을 탁! 쳐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고함을 지르면 딱 맞더군요.

신기하게 100점도 많이 나오더군요.

이전에는 100점 나오면 만 원짜리 붙였는데

요즘은 카드를 꽂고 있습니다.


음치에, 박치에,

술 한 잔 먹고 고함지르면서 노래 부르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일주일을 보내는 거죠.

그렇지 않나요.

당신은 음치, 박치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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