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보고 있습니다.
외딴 산속에서 홀로 생활하는 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지에서처럼 모든 것을 혼자서 처리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모든 것을 덮고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 들어서는 더욱더 간절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로 매출은 그 이전의 20% 선에 머물고 있어
임대료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코로나만 지나간다면 그래도 임대료를 주고 나면
라면은 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좋아질까요.
사실은 그 이전이라도 해도 좋았던 날은 아니었습니다.
지역경제는 바닥으로 떨어져, 사람들의 지갑을 차츰 닫아가고 있었죠.
그 상태가 몇 년 동안 지속하여 간신히 버티면서 견디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한 방을 날려주네요.
언제쯤 정리를 할까 망설이고 있던 참에 반갑게도 결정할 수 있는 핑계를 줍니다.
산속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생활을 상상해 봅니다.
밭일이며 집을 수리하고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눈 덮인 산속에서 뒤지며 먹을거리를 찾아봅니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종일 힘들게 일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야생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물을 구하는 방법, 먹을 것을 찾는 방법.
매듭을 매는 방법.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를 잡는 방법.
집을 짓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무리 산속이라고 해도 그릇을 만드는 방법이라든지
쇠를 만드는 방법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나하나 챙겨보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자연인은 산속에서 살기로 한 것은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을 안고 마지막으로 택한 것이 자연이었습니다.
그냥 자연이 좋아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 자연을 택하면서
마지막 목숨을 걸고 생활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러니까 지금 이 생활이 싫어서 혹은 귀찮아서 내팽개치다시피 도망가서는
자연인이 아닌 도피 생활이나 잠깐 휴가를 다녀온 것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다 잊고 오늘 하루만을 생각하면서 먹을 것만 구하며
모든 것을 놓고 싶은데
발은 현실을 디디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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