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때리는 감동, 그린 파파야 향기 10년 만에 다시 보다

감독 트란 안 훙(Tran Anh Hung)
만 상 루(Man San Lu) 무이 10살 역
트란 누 엔 케(Tran Nu Yen Khe) 무이, 20살 역

1993, 46회 칸영화제(황금 카메라상)
베트남 영화로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는 액션, 스릴러를 찾아보던 기간에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동안 몇 번 다시 볼 기회가 있었지만
처음에 느꼈던 감동이 깨질까 참았던 영화인데
10년 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영화의 흐름이 그동안 봐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형식이었습니다.
여러 번의 반복화면을 통해서 일어날 일을 알려주거나
TV 드라마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사로 풀어버리는 것이 아닌
몇 장면, 대사 몇 줄로만 영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함축된 대사, 세밀한 영상 등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1951년 베트남 사이공 배경입니다.
열 살짜리 무이가 도시의 한 가정의 하녀로 일하면서 겪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10살 무이의 일상을 그리면서 10년 후의 무이모습에서 결말을 짓죠.

영화 내용의 일부입니다.
주인마님이 비어있는 상자를 닫고,
나이 많은 하녀를 불러 적은 돈이지만 필요한 양식을 사라고 건네줍니다.
이 하녀는 총총걸음으로 안쪽을 살피더니 이내 나오는 장면이
주인님이 돈을 챙겨 집을 떠나버린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살 무이가 요리하고 남은 파파야 속을 갈라 씨를 만지는 장면이
10살 무이가 그랬던 장면을 떠올리며
결론으로 넘어갑니다.
군더더기가 없는 연출과 세밀한 촬영이 압권입니다.

한 컷, 짧은 한 줄의 대사를 놓치면
줄거리를 잃어버릴 것 같아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은
지금까지 최고의 영화 중의 한 편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보다는
어떻게 대사도 없이 주변 소리로만 풀어버릴 수 있을까에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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