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 가는 아이의 유형과 부모의 반응

최근 들어 이런 이야기를 또 쓰게 되어 찹찹하네요.
다른 업종인 편의점이나 마트 또는 화장품 가게 등에서도
아이들이 훔쳐 가는 양은 꽤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근처 편의점에 살짝 물었죠.
재고 조사를 하면 얼마나 차이 나느냐고 물으니
'얼마 안 됩니다.'하고 끝을 맺는데
그 얼마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매출의 몇%를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편의점이나 일반 화장품 가게에서는
정상적인 바코드가 붙어 있어 일일이 스캔을 해서 판매를 하기에
재고 조사가 가능하지만,
입고되는 바코드를 읽으면 다른 상품이 올라온다든가
아예 바코드가 없는 경우가 많은 동네 가게에서는
재고 조사 자체를 할 수가 없어 얼마나 훔쳐 갔는지 알 수가 없죠.
도대체 훔쳐 가는 아이는 얼마나 될까요.

 


처음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훔쳐 가는 아이의 행동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물건 하나를 손에 쥐고 가게 안을 빙빙 돕니다.
떨리는 심장이 카운터에서도 들리는 듯하죠.
그렇게 뻔한데도 현장에서 저지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손님을 대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산하는 순간 또는 다른 아이에게 눈을 돌리는 순간 그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나중에 CCTV를 돌려보면
초조함과 불안을 이겨내며 몰래 가져가야 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조금 더 발전하면
무조건 카운트에서 몸을 돌립니다.
카운트에서 안 보이게 몸을 돌려 물건을 쥐고
가게 구석으로 가서 호주머니나 가방에 넣죠.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지 눈치를 살피고 주인의 눈을 확인합니다.

 

 


조금 더 진화하면
메고 있던 가방을 앞으로 돌립니다.
이때쯤 되면 주위에 사람이 있는 것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도 자기가 보는 것만 보기 때문에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그렇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물건을 넣습니다.

대체로 훔쳐 가는 아이는 매장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깁니다.
이것저것 구경을 하면서 주인이 어디에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호주머니에 넣을 적당한 타이밍을 찾습니다.

하지만 속전속결로 가져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유치원도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나
경험이 많은 아이는 번갯불 같은 시간에 일을 처리합니다.
속전속결은 잡아내기도 어렵습니다.

 


훔쳐 간 아이를 확인한 후 부모님에게 연락합니다.
거의 어머님에게 연락하죠.
놀라서 말을 잇지를 못합니다.
모든 어머님의 첫마디는 '내 아이는 아닌 줄 알았다.'입니다.

어머님의 반응도 다양합니다.
귀찮은 일이 생긴 것처럼 의례적인 사과를 하고 계산하고 가시는 분.
아이의 눈물 콧물을 쏙 빼놓고 데려와서 사과를 시키는 분.
반성문을 작성하는 아이.
정말 큰 죄를 저질러 장차 이 아이가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분.

또, 친구와 어울려서 일을 벌인 것은 아닌지,
그 이전에는 없었는지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묻는 분도 계십니다.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나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

 

 

 


처음 이런 아이를 발견하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했죠.

다음 날 그 아이가 또 가게로 왔습니다.
행여 다른 아이가 있는 자리에서 추궁한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
몇 푼 안 되는 금액인데
자존심이 상해서 기가 꺾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 아이가 또 물건을 집어넣고 가는 것을
눈 뜨고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그다음 날에는 아이를 혼자만 있을 수 있는 창고로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죠.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도 경험이 쌓인 지금은
다른 아이가 있든지 없든지 불러 앉혀놓고 이야기를 합니다.
..........
아이들 그런 일로 절대로 기죽지 않습니다.
그런 걱정은 어른들의 기우입니다.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만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빠져나간다면,
친구들과 고함치고 뛰어다니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아이입니다.
이런 일이 많아서 힘이 들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평소 아이들을 살펴보는 방법을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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