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학생 손님 감시하는 방법

제목이 직설적입니다.
조금 부드러운 말이 있을까 궁리했는데
마땅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네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상대로 하는 가게는
훔쳐 가는 학생들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발각할 때마다 주의를 주고 부모에게 연락하기도 하지만
다음 날이면 또 다른 아이가 호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유유히 사라져 버립니다.
어제도 출근길에 한 아이가,
퇴근 후 학원 마치고 귀갓길에
또 다른 아이가 몰래 가져가는 것을 잡았죠.

가게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분명히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특히 CCTV 아래는 잡히지 않습니다.
카운터에서 보면 진열대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사각지대가 있죠.
또 아이들이 몰리면서 동선이 겹쳐지면서 가리기도 합니다.

학생들을 살피는 방법은
카메라에 잡히지는 않는 부분은 맨눈으로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살핍니다.
그리고 진열대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은
CCTV 촬영 중이라는 문구를 붙이는데
부착식이 아닌 동적으로 아이들 눈에 잘 띄는 사진과 함께 붙여놓습니다.

그림은 CCTV의 카메라 그림이 아닌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아이스크림 등의 그림에 CCTV 문구를 그려놓죠.
그러면 아이들이 몰래 숨겼던 물건을 가방에 넣을 때는 이 장소를 피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CCTV가 잘 보이는 장소로 아이들을 보내기 위한 방법이죠.
만약 아이들이 물건을 슬쩍 가방에 담는다면
숨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잘 보이는 장소로 유도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아이들이 물건을 손에 쥐고 빙빙 돌 때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끝나지 말고 표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반응이 나오게 됩니다.

 

 


아이들이 훔쳐 가면 뒷일이  정말 많습니다.
일일이 CCTV 돌려보는 것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그 전에 차단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눈치만 주면 그 당시에는 그냥 가지만
다음에 반드시 다시 와서 시도합니다.
그래서 여유가 있다면 물건을 가방이나 호주머니에 넣고 나갈 때
잡는 것이 확실하게 다음을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학생들이 마치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갑니다.
아침 등굣길에도 마찬가지고요.

불과 10~20분은 정신없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전체를 스캔하기 위해서는
걸러도 좋은 학생이 있습니다.
부모와 같이 온 학생.
형제자매가 같이 온 학생.
친구끼리 같이 와서 몰려다니는 학생.
이런 아이는 일단 거르고 나머지를 살핍니다.

둘이 와서 따로 나누어지는 학생.
혼자서 가방을 앞으로 멨다 뒤로 멨다 하는 학생.
혼자서 괜히 빙빙 도는 학생.
혼자서 물건을 손에 쥐고 왔다 갔다 하는 학생.
이런 학생은 주의해서 살펴야 합니다.
이상하면 중간중간 시간을 적어둡니다.
나중에 CCTV를 확인하기 위해서죠.

아이들이 몰리는 시간은
그 당시 육안으로는 이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다시 확인합니다.

그리고 사전에 진열된 상품의 재고를 기억해 두면 나중에 편합니다.
많이 팔려나가는 물건은 확인할 수 없지만
하루에 몇 개 정도 판매가 되는 상품은
계산하면서도 몇 개를 결재했는지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그 부분에서 이상한 행동을 했더라도
재고에 이상이 없으면 그 부분은 건너뛰어도 됩니다.
실제 CCTV를 다시 돌려보는 일은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CCTV를 다시 돌려볼 때마다
맨눈으로 스캔할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아이들 몇 명이 돈을 꺼내고 잔돈을 건네주는 그 짧은 순간에는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그 순간에 카운터 한쪽에 놓아둔 포켓몬 카드를 집어 가도 알기 어렵습니다.

 


적발한 아이를 붙잡아
학교나 부모에게 연락할 때는
반드시 CCTV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애매한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훔쳐 간 것을 인정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아니라고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CCTV를 보자고 하겠죠.
분명한 내용으로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는데,
부모는 아니라는 증거를 찾고 싶은지
1분 짧은 동영상을 30분 가까이 살펴보더군요.

그리고
해당하는 아이 외의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친구와 같이했다거나(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도 했을 수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또,
훔쳐 간 아이를 찾기 위해서
사진으로 출력해서 걸어놓은 방법은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꼼꼼히 CCTV를 돌려본다면
몰래 가져가는 아이는 1주일에 한 명 정도는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잡은 아이를 현장에서 훈계로 끝나거나
보모에게 연락하거나 학교로 통보하면
20~30% 정도는 다시 가게를 찾습니다.

일 년에 50명이면
그중 15명 정도는 다시 가게를 찾아오고 나머지 35명은 잊어버리는 고객이 됩니다.
어차피 본인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학생들이 아니니
안 오더라도 전혀 아쉬울 손님은 아닙니다.

내년이면 이만큼의 아이가 훔쳐 가다 적발될 것이고
또 그보다 많은 아이가 입학합니다.
잡히면 엄마에게 알린다는 소문이 나면
훔쳐 가려는 아이는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2021.10.31 - [혼돈의 이야기] - 훔쳐 가는 아이의 유형과 부모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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